아이스하키 25년 한 우물… 아시아리그 발전 등에 공헌
정몽원(65)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한라그룹 회장)이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IIHF는 5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 6명(선수 5명ㆍ빌더 1명)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도자, 행정가로서 아이스하키 발전에 공로가 큰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빌더(Builder) 자격으로 아이스하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5번째 헌액이다.
1994년 남자 실업 아이스하키 팀인 만도 위니아(안양 한라 전신)의 창단을 계기로 아이스하키와 인연을 맺은 정 회장은 25년간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선진화와 국제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IIHF는 “정 회장이 변함 없는 의지와 노력, 헌신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해 2020 IIHF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다”고 밝히면서 아이스하키인으로서 정 회장이 걸어온 길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 아이스하키의 2018 평창올림픽 출전은 정 회장의 의지가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다”며 “올림픽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결성과 출전도 정 회장의 비전과 확고한 의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00년대를 전후해 국내 남자 실업 아이스하키 팀이 잇달아 해체하는 순간에도 꿋꿋하게 팀을 지켰다. 또 국내 저변이 급속도로 위축되는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2003년 일본 실업 팀들에 손을 내밀어 연합리그를 발족시키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렇게 창설된 것이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모태가 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다.
IHHF가 2011년 평창올림픽 유치 확정에도 ‘저개발 상태의 불모지’라는 이유로 한국 아이스하키에 개최국 자동 출전권 부여를 주저하자 정 회장은 2013년 1월 올림픽 출전을 지상 목표로 내걸고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수장을 맡았다. 이후 외교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IIHF를 설득했고, 결국 2014년 9월 남녀 대표팀의 평창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을 이끌었다.
정 회장은 올림픽 본선까지 체계적인 대표팀 발전 프로그램을 가동해 한국 아이스하키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남자 대표팀(2019년 랭킹 17위)은 2017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며 사상 첫 2018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승격의 감격을 맛봤고, 디비전 2 그룹 B에 머물던 여자 대표팀(16위)은 디비전 1 그룹 B로 올라섰다.
정 회장의 IIHF 명예의 전당 헌액 행사는 2020 IIHF 월드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날인 5월 2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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