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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5G 신경전 고조… 화웨이 “유럽공장 짓겠다” 美 “자국기업 연합전선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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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5G 신경전 고조… 화웨이 “유럽공장 짓겠다” 美 “자국기업 연합전선 구축”

입력
2020.02.05 10:49
수정
2020.02.05 17: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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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유럽 5세대(5G) 통신망 시장 진출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미국의 안보 위협에 눌려 자사 장비 도입을 꺼리는 유럽 국가들을 위해 유럽에 제조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미 행정부도 자국 기업들끼리 연합전선을 구축해 기술 개발을 선언하는 등 5G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류 화웨이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신년회를 통해 “화웨이는 그 어느 때보다 유럽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유럽 제조시설 설립 계획을 밝혔다. “중국산 장비를 쓰면 우방국들의 핵심 정보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국 측 논리인 만큼 ‘메이드 인 유럽’ 제품으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화웨이의 승부수는 최근 달라진 유럽 내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프랑스 등 5G 통신망 구축을 위해 화웨이 기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국가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미국의 강한 압박에 끝까지 고민을 거듭하던 영국마저 지난달 28일 민감한 핵심 부문을 제외하고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류 CEO는 이날 미국을 겨냥해 “정치적 의도가 깔린 의혹은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한껏 자신감을 내비쳤다. AFP통신도 “유럽산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화웨이의 계획은 중국산 장비 도입 여부를 고민하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도 화웨이의 공세에 정면 대응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델, AT&T 등 미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참여하는 5G 기술 개발을 추진해 화웨이의 영향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화웨이에 분위기가 좀 더 유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5G 후발 주자인 미국이 세계 1위 화웨이를 밀어내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미 IT 업체들은 고도화된 이동통신망 기술에는 익숙하지 않아 이를 보완하려면 노키아, 에릭슨 등 유럽 기업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협력을 조율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독일이 화웨이의 유럽시장 진입 성패를 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FP는 “화웨이 장비 도입 결정을 미뤘던 독일이 이번 발표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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