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독’이 학교판 ‘미생’이라는 호평에도 2%의 아쉬움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4일 방송된 tvN ‘블랙독’ 최종화에서는 임용고시에 합격하며 대치고등학교를 떠나 새로운 학교에서 정교사로 성장하게 된 고하늘(서현진)과 남편의 뜻에 따라 휴직 결단을 내리고 함께 베트남으로 떠났다가 다시 복직한 박성순(라미란), 매너리즘에 빠졌었지만 이를 극복한 도연우(하준), 결혼을 한 배명수(이창훈)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지난 해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1회 시청률 3.331%로 출발을 알렸던 ‘블랙독’은 현실적인 스토리와 서현진, 라미란의 워맨스 케미로 호평을 받으며 고정 시청층을 탄생시켰다. 특히 실제 교사 생활을 했던 박주연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본은 작품에 현실감을 불어넣었고,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 고등학교 진학부의 이야기 등에 대한 리얼한 면면을 그려내며 학교판 ‘미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작품성에 대한 호평이 시청률 흥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종영 직전인 15회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 5.482%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뒷심 발휘에 있어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이다.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동시간대 방송 중인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의 시청률 상승세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일각에서는 작품 전반에 걸쳐 ‘사이다’ 전개보다는 잔잔함이 강조됐던 ‘블랙독’의 스토리텔링 기법이 다소 답답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은 있었으나, 뒷심을 발휘할 만한 강력한 ‘한 방’이 부족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블랙독’이 전한 의미는 분명하다.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 나아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는 불평등한 차별과 냉혹한 현실에 대한 화두를 던짐과 동시에 사회 초년생들에 대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도 전했다.
좋은 작품과 흥행작이 늘 같은 선상에 서 있을 순 없음을 알지만, 기대보다 조용했던 ‘블랙독’의 퇴장은 유독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는 이들이 전한 메시지가 여느 작품보다도 묵직했기 때문일 것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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