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이르면 7일부터 일부 생산시설 재가동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스크를 직원 1인당 하루 2개씩 구비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에 생산 공장이 있거나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은 4일 경기도 시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계 피해 현장간담회’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이렇게 하소연했다
포장기계회사 A대표는 “(중국 정부에서) 2월 7일부터 작업을 해도 된다는 방침이 내려왔지만 ‘마스크를 하루에 전 직원에 2개씩 지급하라’, ‘온도계를 준비해 출입문에서 체온을 확인하고 출근시키라’는 지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마스크나 온도계는 중국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어 본사에서 구해 달라고 했지만 어제 구하러 다니니 2,000장 밖에 못 구했다”며 “(중국현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지금 마스크와 온도계가 준비돼야 작업 시작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중기부 협력관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중국현지) 5곳에 나가있는데 그 망을 활용해 마스크를 보낼 계획”이라며 “저희 담당 과장에게 이야기해 부탁 하겠다”고 답했다.
이달 9일까지 춘절 연휴가 연장된 상황에서 선적 중단 등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도 심각한 상황이다.
건설장비업체 B대표는 “중국 부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해야 하는데 당장 (중국에서) 부품이 안 들어오니 생산이 ‘올 스톱’”이라며 “한국 부품을 쓰려고 해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추가 비용이 1억원이나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동차 금형 제작업체의 C대표도 “금형은 계약금만 받고 제품을 제작한 후 납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제품이 아닌 계약서를 보고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서기만 경기벤처기업협회 회장은 “2월 안에 끝나면 괜찮지만 장기화되면 금융지원 문제 등 향후 중국과 비즈니스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며 “규모가 있는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 측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달 10일 중국 내 조업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자금 융자, 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등을 통해 정책금융 2,500억원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상근부회장을 반장으로 하는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중국에 공장을 운영 중인 업체와 원자재ㆍ부품 수입업체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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