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박주용 교수 연구팀
네트워크과학ㆍ빅데이터 기반 예술창작물 영향력 계산
국내 연구진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양 음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음악가는 베토벤, 최고의 혁신적 작곡가는 라흐마니노프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 연구팀은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해 예술작품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계산하는 이론물리학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1700년부터 1900년 사이에 작곡된 서양 피아노 악보로부터 동시에 연주되는 음정으로 만들어진 ‘코드워드’를 추출하고 이론물리학의 한 분야인 네트워크 과학을 적용해 작품 사이의 유사도를 측정, 작품들 간 상호 영향력을 평가했다.
연구는 바로크ㆍ고전기(1710~1800)의 대표 작곡가인 헨델과 하이든, 모차르트를 거쳐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 전환기(1800~1820) 이후 베토벤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작곡자로 떠오르고, 리스트와 쇼팽 등이 등장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올해로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이 사후 100년 가까이 최고의 영향력을 유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후기 낭만파 거장인 라흐마니노프가 과거의 관습은 물론 자신의 작품으로부터도 차별화를 끊임없이 시도한 혁신적 작곡가였다는 점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데이터 과학 전문 학술지인 ‘EPJ 데이터 사이언스’ 1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박주용 교수는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문화예술 창작물의 과학적 연구에 장벽이 되어온 창의성 평가라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인간의 단순 계산력만을 따라 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인공창의성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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