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호남 선대위원장 요청”… 당 지도부 “개인 생각” 선 긋기

‘임종석 총선 활용법’을 놓고 여권에서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신경전으로 번질 기미마저 보인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본인은 정계 복귀 여부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데도 그의 이름이 연일 소환되는 것은 그의 파급력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뜻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에게 호남 지역 총선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진작부터 피어 오르던 임 전 실장의 호남 출마 설에 불을 지폈다. 임 전 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하루 만에 “양 원장의 개인 생각으로,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관계자는 4일 본보 통화에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하지 않은 사람에게 당 차원에서 선대위원장을 제안했을 리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임 전 실장이 수도권에서 직접 ‘선수’로 뛰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거물급 인사가 뛰는 곳에 임 전 실장을 대항마로 내세우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복안이다. 이해찬 대표가 지난 달 임 전 실장을 만나 출마를 설득하기도 했다. 양 원장의 ‘임종석 선대위원장 카드’에 대한 당 지도부의 표정이 떨떠름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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