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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환자, 메르스 때 워킹 폐렴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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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환자, 메르스 때 워킹 폐렴과 유사”

입력
2020.02.04 18:37
수정
2020.02.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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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ㆍ치료경과 담은 논문 나와…“무증상에도 전파력 크다” 확인

4일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실에서 의료진이 체온계를 들고 문 앞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실에서 의료진이 체온계를 들고 문 앞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의 증상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당시의 ‘워킹 폐렴(walking pneumonia)’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폐렴에 걸린 줄 모른 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의미인데, ‘무증상ㆍ경증에도 전파력이 크다’는 사실이 학문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4일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 연구팀은 대한의학회 발행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한 논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첫 번째 환자 사례: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를 분석한 논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환자는 중국의 설 춘제(春節)를 맞아 한국과 일본을 여행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인천으로 입국한 후 검역과정에서 발열 등 증상으로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방역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 환자가 신종 코로나 증상만으로 격리 입원된 이후 폐렴을 암시하는 △가래 △흉막염 △객혈 등 임상적인 특징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이 환자는 △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처음 발생한 지난달 18일 이후 3일만인 21일 시행한 검사에서는 폐에 침윤(염증이 번져 인접 조직이나 세포에 침입하는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가 25일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야 침윤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만약 증상과 상관없이 CT촬영이라는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 환자에 대해 폐렴 진단을 내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폐렴 발병에도 가벼운 독감 유사 증상만 나타난 건 메르스 당시의 ‘워킹 폐렴’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 환자에 대한 치료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성분 두 개(lopinavir, Ritonavir)를 섞어 투입하는 방식도 도입됐다. 연구팀은 “투약 이후 최고 38.9도까지 올랐던 열은 격리 입원 11일 만에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14일째(1월 31일)에는 호흡곤란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폐 병변(질병으로 변화된 조직)도 줄었다. 의료진은 “상부 호흡기 감염에서 폐렴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역학적인 연관성이 있으면서 관련 증상이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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