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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부터 메르스까지…역대 감염증 슈퍼전파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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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부터 메르스까지…역대 감염증 슈퍼전파자는?

입력
2020.0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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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스 감염자, 321명에 2차 감염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보호복을 입은 군의관과 간호장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보호복을 입은 군의관과 간호장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서재훈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중국 내 누적 사망자가 420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확산하면서 ‘슈퍼전파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한 택배기사가 뒤늦게 확진 확자로 밝혀지기도 했다. 14일 동안 일을 한 탓에 몇 명이 추가 감염됐는지 확인조차 안 돼 슈퍼전파자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슈퍼전파자는 동일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다른 사람보다 더욱 많은 2차 접촉자를 감염시키는 감염자를 의미한다. 통상 2차 감염자가 8명 이상이면 슈퍼전파자로 규정하는데, 인플루엔자 감염의 경우 80%가 슈퍼전파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전파자라는 명칭은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스 유행 당시 바이러스를 전세계적으로 퍼뜨린 악명 높은 슈퍼전파자도 있었다. 중국 광둥성에서 사스 환자를 치료한 적이 있는 의사 A씨는 2003년 2월 21일 홍콩 메트로호텔에 투숙했는데, 심각한 고열과 기침에 시달렸다. 그가 걸린 병은 사스였다. A씨는 호텔에 단 하루 밤 묵었을 뿐이지만, 같은 층의 투숙객 등 최소 16명을 감염시켰고 그 16명이 다시 아시아, 유럽, 미국 등 32개국으로 돌아가 수천 명의 또 다른 감염자를 양산했다.

수백 명을 감염시키고, 수십 명의 사망자를 양산한 슈퍼전파자도 있었다. 홍콩의 아모이가든이라는 아파트에서 살던 감염자는 같은 단지에 살던 주민 321명을 감염시켰고, 그 중 42명이 사망했다. 홍콩 중문대학과 홍콩대학 공동연구진은 그가 홀로 사용하던 화장실을 감염의 진원지로 추정했다. 배설물에 섞여 있던 바이러스가 변기 물을 내리는 과정에서 공기와 함께 화장실 환기 시스템과 배관, 창문 등을 타고 퍼졌다는 것이다.

2015년 6월 22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로 메르스 의심 환자가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2015년 6월 22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로 메르스 의심 환자가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국내에서도 슈퍼전파자가 발생했다. 메르스 사태에서 확인된 슈퍼 전파자는 모두 5명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메르스 백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5명의 슈퍼전파자가 전체 감염환자 186명 중 153명(82.3%)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중동 국가를 여행한 뒤 메르스가 발병한 최초 감염자는 총 28명에게, 14번 환자는 85명, 15번 환자는 6명, 16번 환자는 23명, 76번 환자는 11명에게 각각 메르스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특히 14번 환자는 병원에서만 82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슈퍼전파자는 일명 ‘타이포이드(Typhoidㆍ장티푸스) 메리’로 불렸던 메리 말론이다. 아일랜드 이민자인 그는 1906년 뉴욕 근교의 한 부유한 가정에 요리사로 취직해 가족 전체를 장티푸스에 감염시켰다. 역학조사 결과 메리는 장티푸스 무증상 보균자로 밝혀졌다. 10년 가까이 여러 가정을 옮겨 다니며 20여명에게 장티푸스를 옮겼고, 그 중 1명은 사망했다. 그는 보건당국에 격리수용 됐다가 요리사 일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풀려났으나 가명을 사용해 맨해튼의 한 병원에 요리사로 취직했다. 그 결과 25명의 의사, 간호사, 직원이 장티푸스에 감염됐고 2명이 사망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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