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맥스’ 생산 중단 여파 2억명 탑승 목표 차질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2024년까지 2억명을 태우겠다는 계획을 미루기로 하는 등 사업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의 추락 참사와 그에 따른 생산중단 여파다.
미국 CNN방송은 3일(현지시간)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항공 최고경영자(CEO)를 인용, “유럽 내 보잉의 최대 구매자인 라이언에어가 737 맥스 기종을 당초 목표인 58대보다 줄인 30대를 인도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올 9월이나 10월에서야 이 기종을 받을 수 있다. 보잉 737 맥스 기종은 2018년 10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 추락사고를 내 승객과 승무원 34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에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해 3월부터 이 기종 운항을 중단시켰고, 보잉은 지난달 21일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이러한 생산 차질은 스페인, 독일, 스웨덴 지점을 폐쇄키로 결정하는 등 라이언에어 해외사업에도 악재가 됐다. 이 바람에 ‘2024년 3월까지 승객 2억명을 태우겠다’는 라이언에어의 목표는 2026년 3월로 미뤄지게 됐다. 오리어리 CEO는 “기종 인도 지연에 따른 손실 보상을 보잉과 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기 인도 지연이 라이언에어에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했다. 유럽 시장 내에서 비행 좌석이 줄면서 요금인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계 투자은행 리버럼 애널리스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비행 좌석 공급은 제한돼 있고 수요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회사에 마이너스라고 볼 순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동안 티켓요금이 9% 오르면서 라이언에어는 전 분기보다 21% 오른 8,800만달러(약 1,045억원) 이익을 냈다.
하지만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추락사고 이후 보잉이 치명적 사고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는 FAA 내부보고서가 지난해 12월 미국 하원에 공개됨에 따라 보잉 737 맥스 운항 금지 조치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향후 라이언에어의 사업확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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