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신의주 의심환자 2명 발생”
北 당국은 환자 발생 확인하지 않은 상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가 북한에서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화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신의주에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환자 2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RFA는 “의심환자 중 한 명은 신의주 관문려관에 격리되어 있던 사람 중에서 나왔고 또 다른 한 명은 백운동에 사는 주민”이라며 “신의주 주민들은 의주 등 가까운 외곽 지역에 나가지 못하고 있고 신의주 외곽 사람들이 신의주에 들어오는 것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대북 소식통도 “지난달 20일 이후 중국에서 북한으로 입국한 입국자 중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북한 보건 당국이 격리와 방역 등 각종 조치를 취했다는 소문이 평양에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를 판정하기 위한 적절한 진단 시약이 없어 원인 규명이 어렵다”며 “중국과 인적 교류가 활발한 특성상 북한 내 확진자 발생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송 국장은 “열이 있거나 기침을 하는 환자들을 비롯한 의진자(의심환자)를 격리ㆍ치료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 의심환자는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의료 기술과 장비가 취약해 확진자 감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거나, 주민 동요를 우려해 정보를 통제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북한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중국과 인적ㆍ물적 교류 모두 활발한데 중국 주변국 중 북한만 ‘신종 코로나 청정지역’일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은 방역 수준이 낮아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아직까지 종식시키지 못한 상황”이라며 “북한 관영매체들이 신종 코로나 관련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는 것을 보면 북한 내부가 이미 비상 상황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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