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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타워 디자인 원 제작자 12년만에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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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타워 디자인 원 제작자 12년만에 ‘명예회복’

입력
2020.02.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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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지사 결단…표지판 설치로 지루한 법정공방 마침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랜드마크 '경주타워' 엑스포 제공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랜드마크 '경주타워' 엑스포 제공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경주타워 원 디자인 제작자(건축가)가 12년 만에 명예를 회복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아미타 준’으로 이름이 알려진 세계적인 재일 한국인 건축가 (故)유동룡 선생(1937~2011)이 황룡사 9층 목탑의 실루엣을 품고 있는 경주타워의 원(原) 디자인 저작권자로 명예를 되찾고 이를 오는 17일 대내외에 선포한다고 4일 밝혔다.

경주에서 가장 높은 경주타워는 2004년 문화엑스포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상징 건축물 설계공모전을 거쳐 2007년 건립한 건축물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에 들어온 로만글라스를 상징하는 유리와 철골구조로 황룡사 9층 목탑을 실제 높이 82m(아파트 30층 높이)로 재현해 음각으로 새겨 넣어 신라역사문화 상징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그러나 공모전 당시 유동룡 선생의 출품작은 당선작이 아닌 우수작으로 뽑혔는데 2007년 8월 완공한 경주타워의 모습이 유동룡선생이 제출한 설계와 유사하다는 당사자의 표절 주장으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5년간 지속된 법정공방 끝에 서울고등법원이 유동룡 선생의 손을 들어 주면서 일단락 되는 듯했다. 2012년에는 경주타워의 원 제작자가 유동룡 선생임을 명시한 표지석도 타워 우측 바닥에 설치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관람객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지난해 9월 표시문구의 도색까지 벗겨진 채 방치되자 지난해 9월 성명표시 재설치 소송을 진행했다.

이 같은 사실을 최근 전해들은 문화엑스포 이사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원 디자인에 대한 인정과 적극적인 수정조치, 저작권자인 유동룡 선생의 명예회복 등을 지시하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면서 현판식을 갖게 됐다.

경주타원 앞에 새롭게 설치되는 현판은 가로 1.2m, 세로 2.4m 크기의 대형 철재 안내판이다. 유동룡 선생의 건축철학과 2005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2010년 일본 최고 권위 건축상 ‘무라노 도고상’ 등 수상경력과 국내 골프장과 호텔, 교회 등 대표인 작품작을 기록했다.

문화엑스포 노력에 유동룡 선생의 유가족은 지난해 10월 소송을 취하했다. 엑스포 측은 위로의 뜻으로 유동룡 선생 타계 10주기에 맞춘 2021년 특별 헌정 미술전 등 추모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현재 경주엑스포 이사장으로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지적 재산권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고유의 자산으로 인정받고 존중 받아야 하기에 이번 현판식이 우리사회에 만연한 표절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웅 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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