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당국 ‘루머 유포자’로 체포… “지금은 회복중”
지난해 ‘새로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이 출현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위험을 경고했다 우한 경찰에 체포된 8명 중 1명인 34세의 우한중앙병원 의사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 등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에 따르면 우한중앙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 중인 리원량(李文亮)씨는 지난 1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CNN은 축소ㆍ은폐 등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초동 대응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알려진 그의 발병 소식에 중국 전역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우한 경찰은 리씨를 포함해 2003년 중국을 강타한 사스의 유사 사례가 우한의 일부 병원에서 발견됐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고발자’ 8인을 “루머를 유포했다”며 체포했다고 밝혔다.
리씨는 자신의 온라인 고발에 대해 “대학 친구들에게 조심하라고 알려주려고 했을 뿐인데 몇 시간 만에 내 메시지가 이름도 지워지지 않은 채 온라인 상에 퍼져 나갔다”며 “온라인에 도는 스크린샷을 보면서 이미 내 통제를 벗어났고 처벌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후 운 좋게 1시간 만에 경찰서를 떠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그는 지난달 10일 신종 코로나 환자 치료 후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다음날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12일에 입원했고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CNN은 이들 ‘고발자’ 8인 중 또 다른 한 명으로 알려진 우한 유니온병원의 암 전문의 시에린카(谢琳卡)씨의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지난 12월 30일 저녁 중국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으로 동료들에게 경고를 보낸 후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중국 언론에 밝혔다. 시에씨는 “전염병에 대해 동료 의사들의 경고를 전하면서 화난수산시장에서 사스와 비슷한 알려지지 않은 폐렴에 걸린 사람들이 있으니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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