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기준 물가지수 개편 앞두고 예비조사
“신종 코로나 물가 영향은 2월 물가통계부터 반영”
미세먼지 확산으로 가계 지출에서 비중이 늘어난 마스크가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품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물가가 공표되는 시점은 물가지수 개편이 마무리되는 내년 말부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 물가통계에는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마스크를 ‘소비자물가 예비조사 품목’으로 선정해 지난달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말로 예정된 202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을 앞두고, 물가지수 반영 품목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통계청은 소비구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5년 주기로 물가지수를 개편한다. 현재는 쌀, 라면 등 식료품과 주류, 의류, 가전제품 등 재화에다 시내버스 요금, 아파트 관리비 등 서비스 이용료 등 460개 품목이 포함돼 있다. 새로 조사항목에 포함되려면 가계동향조사에서 나타난 월 평균 소비지출 총액의 1만분의 1(2015년 기준 월 231원) 이상이어야 한다.
통계청은 마스크 등 신규 품목에 대한 물가 조사를 진행한 뒤 조사품목에 추가하기로 결정하면 품목 분류, 가중치 등을 반영해 내년 말부터 새 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15년 개편 당시에는 마스크 비중이 1만분에 1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후 미세먼지 확산으로 마스크 소비 비중이 늘어났다”며 “2020년 기준 개편에서 반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2월 소비자물가 조사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이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만큼 1월 조사 시점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은 과거 감염병 확산으로 내수 경기가 위축됐을 때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확산 당시에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 때도 놀이시설, 레포츠 등 일부 품목에만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메르스가 확산한 2015년 5월과 6월 레포츠 이용료가 각각 4.5%, 6.2% 하락했지만, 이후 상황이 진정된 7월에는 6.0% 반등했다. 2015년 연간 물가상승률이 0.7%에 그쳤지만 이는 메르스보다는 국제유가가 급락한 효과라는 설명이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의 전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사스의 경우에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을 관측하지 못했고, 메르스 때도 일부 품목에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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