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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민방위복 세 번 입은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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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민방위복 세 번 입은 문 대통령

입력
2020.02.05 14:31
수정
2020.02.05 15:02
0 0

취임 후 총 7번 민방위 복장

이중 3번이 신종 코로나 사태 때

‘엄중한’ 상황 인식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시설인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도착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시설인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도착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 대통령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 앞서 손소독제로 소독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 대통령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 앞서 손소독제로 소독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민방위 복장으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민방위 복장으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민방위복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울 성동구 보건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민방위복을 입은 것은 지난달 30일과 4일 열린 국무회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라임색 점퍼 형태의 민방위복은 각종 안보상황이나 재난이 발생할 경우 공무원들이 현장 대응을 위해 입는 간편 복장으로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민방위복을 입는 경우는 국가적 비상사태가 아니면 보기 드물다. 따라서 불과 일주일 만에 세 차례나 등장한 대통령의 민방위 복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은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총 일곱 차례 민방위복을 입었다. 그 첫 번째는 2017년 8월 21일 청와대에서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다. 을지태극연습을 앞두고 열린 일종의 연례회의로 참석자 전원이 민방위복을 입는 것이 관례이나 당시 대통령의 민방위복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진 탓에 매일매일이 국가적 비상사태와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9개월 만인 지난해 5월 29일 두 번째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또다시 민방위복을 꺼내 입었다. 당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잇따라 실시하는 등 도발을 재개하던 시기였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엔 을지태극연습이 열리지 않았고 문 대통령은 민방위복을 입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2017년 12월 22일 29명의 인명 피해를 낸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 대통령이 2017년 12월 22일 29명의 인명 피해를 낸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 대통령이 2019년 5월 29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 대통령이 2019년 5월 29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 대통령은 대형 재난 현장을 방문하면서 민방위복을 두 차례 더 입었다. 2017년 12월 22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와 지난해 4월 5일 강원 산불피해 현장을 찾았을 때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처참한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는데,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분노, 슬픔이 얼마나 컸는지 대통령의 복장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재난 관련 현장에서 민방위복을 입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017년 11월 24일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북구의 이재민들을 위문한 문 대통령은 당시 민방위복을 입은 경북지사 등 공무원들과 달리 평상복을 입었다. 지진이 발생한 지 열흘 가까이 지났고 이미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이루어진 이후이므로 대통령까지 민방위복을 입을 필요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8년 1월 27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았을 때 대통령은 검은색 양복을 입었다.

문 대통령이 2019년 4월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을 찾아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 대통령이 2019년 4월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을 찾아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 24일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북구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 24일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북구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대통령의 잦은 민방위 복장은 국내 또는 한반도 주변 상황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3년 만에 민방위복을 열 차례 입었는데, 재임 기간 ‘메르스(MERS)’ 사태를 비롯해 북한의 목함지뢰 및 포격 도발 등 위기 사태가 반복된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아 연거푸 민방위복을 입고 국민 앞에 서고 있다. 이번 사태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대통령의 민방위복 차림은 ‘흔한 장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곧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확산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2015년 6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메르스 치료 격리병동을 방문, 의료진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6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메르스 치료 격리병동을 방문, 의료진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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