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취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6일 김금희, 최은영 작가 등이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문제삼아 수상을 거부한지 한달 만이다.
문학사상사는 4일 페이스북에 “문제로 지적된 이상문학상 수상 합의 사항에 대해 전면 시정하겠다”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었던 우수상 수상 조건을 모두 삭제하는 한편,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 조항 역시 ‘출판권 1년 설정’으로 고치기로 했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뒤부터는 해제된다. 이전 수상자들에게도 모두 같은 조건을 소급 적용한다. 파문이 커진 만큼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문학사상사는 공식입장을 밝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본사 편집부 직원이 대거 퇴사하며 이번 사태는 물론 지금까지 이뤄진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 대한 파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또한 “수년간 수상 안내 및 합의서 전달 과정에서 통일된 형식으로의 업무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과오를 발견, 이에 대한 사실 확인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고도 밝혔다.
앞서 김금희 작가의 지적했을 당시 문학사상사 측에서 ‘직원의 실수’ 운운한 데 대해서도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이며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쩌면 큰 규모의 문학상을 운영한다는 오만함이 존재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상문학상의 취지와 정신을 되새기고 더욱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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