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대사 “WHO 권고 따라 과학적 결정” 언급도
“한국의 지지 통해 큰 힘 얻어” 감사 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4일부터 실시한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한국이 취한 조치에 제가 말씀,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입장 표명을 유예한 셈이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브리핑을 열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말했듯 세계 공동 사태인 만큼 서로 이해하고 역지사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조치 관련 질문에는 “평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WHO가 신종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교역과 이동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싱 대사의 WHO 권고 언급은 한국 정부 조치에 대한 직접적 평가는 보류하면서도 추가 입국 제한 조치는 없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읽힌다. 싱 대사는 동시에 ‘이웃나라, 친구’ 등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면서 특히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지난달 30일 부임한 싱 대사는 신임장 제정 전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자청해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노력 등을 설명했다. 싱 대사는 “중국 정부는 확진자를 치료하고 중증환자와 사망자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2월 초에 들어와 완치 환자수는 이미 사망환자수를 훨씬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중국 내에서 632명의 확진자가 환치 후 퇴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싱 대사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세계 각국이 WHO의 권고를 따라줄 것을 희망했다. 싱 대사는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번 상황은 세계 각국이 차별을 기피해야 하고 국제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며 “WHO는 세계 보건분야의 가장 크고 권위 있는 기구인 만큼 관련국가들은 WHO 건의에 의한 과학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줄곧 강조하며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이 제공한 물자와 지지로 큰 힘을 얻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 측은 여러 채널을 통해 저희 중국에게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이 기회를 들어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듯이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의 지지 하에 우리는 빨리 전염병 이겨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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