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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ㆍ입학시즌 대목에 웬 날벼락” 꽃집ㆍ식당들 ‘신종 코로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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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ㆍ입학시즌 대목에 웬 날벼락” 꽃집ㆍ식당들 ‘신종 코로나’ 직격탄

입력
2020.02.04 17:00
수정
2020.02.04 19: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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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특수 기대한 영세 자영업자들

학교 행사 취소되고 개강 연기에

“1년 장사 다 망쳤다” 한숨 커져

대학가 하숙집 주인들도 초비상

지난 3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대학 인근 하숙집이 밀집한 골목이 썰렁하다. 김영훈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대학 인근 하숙집이 밀집한 골목이 썰렁하다. 김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며 대학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은 물론 졸업식과 입학식까지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아예 개강까지 미루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다. 각종 대학 행사가 몰려 ‘2월 특수’를 기대한 영세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4일 중앙대는 당초 내달 2일인 올해 1학기 개강을 2주 뒤인 16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신입생 입학식도 취소하고 오는 14일 예정했던 졸업식은 오는 8월 하계 졸업식과 통합하기로 했다.

남서울대도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6일 졸업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남서울대 관계자는 “우한 폐렴 사태가 날로 커지는 상황이라 졸업식을 열지 않는 대신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토존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연세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입학식과 학위수여식, 총장 취임식, 교직원수양회 및 신입생 OT 등을 모두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웠다. 서강대 경희대 건국대 세종대 성공회대도 입학식과 졸업식을 모두 취소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일단 입학식만 취소하고 졸업식 취소 여부는 다시 검토키로 했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개강 연기 대학들 숫자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희대가 개강을 1주일 연기한 데 이어 이날 단국대도 개강을 2주 미뤘다. 서강대는 전날 개강 2주 연기를 공지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감염병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면 아예 당분간 휴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대학 인근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 부모와 함께 자취방을 알아보고 있다. 김영훈 기자
지난 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대학 인근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 부모와 함께 자취방을 알아보고 있다. 김영훈 기자

비수기인 겨울방학을 버틴 대학가에는 2월부터 대목이 시작된다.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몰려 있는 시기인 데다 개강을 앞두고 신입생이나 복학생들이 대거 학교 주변에서 집을 구해 상권에 활기가 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풍경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되레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면서 영세상인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남대문시장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김경희(45)씨는 “꽃 시장에는 대학 졸업과 입학식이 가장 큰 철인데 벌써부터 올해 장사는 망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한 지난달 30일 졸업식이 열린 서울 중구 이화여고 앞에 팔리지 않은 꽃들이 진열돼 있다. 김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가 확산한 지난달 30일 졸업식이 열린 서울 중구 이화여고 앞에 팔리지 않은 꽃들이 진열돼 있다. 김영훈 기자

하숙집 주인들도 초비상이다. 성북구 고려대 인근 등 서울의 주요 대학가에는 원룸과 하숙집 전단이 곳곳에 붙어 있지만 눈길을 주는 학생의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한 임대업자는 “보통 이맘때면 OT에 참가하고 서울 생활에도 적응하려고 미리 올라와 이미 방 계약을 끝내기 마련인데 올해는 신입생 OT까지 취소되면서 방을 구하러 오는 손님이 확 줄었다”고 걱정했다.

대학 주변 식당들도 텅 비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의 한 한식당 대표는 “졸업식과 입학식 등으로 단체 손님이 많은 2, 3월이 최고 대목인데 올해는 아주 썰렁하다”며 “이번 달은 직원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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