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 비판하는 글 올려
기자들 향해 “검찰의 기소 강행과 불순한 의도 취재해달라”
검찰의 청와대 6ㆍ13 지방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두고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이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황 원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우한 교민들의 임시격리시설로 쓰이고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의 근황을 전하며 “그런데도 또다시 검찰 출석을 묻는 전화가 걸려와 바쁜 일정에 다소 짜증이 났다”고 토로했다.
황 원장은 “검찰의 막무가내 기소 이후 저는 피고인 신분이 됐다”며 “검찰이 부를 수도 없고 제가 검찰에 갈 이유도 다 사라졌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울산경찰청장 재직 시절인 2018년 청와대의 6ㆍ13 지방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된 인물로 지목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지난달 29일 황 원장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사실 검찰 공개 출석과 입장문을 준비했고 검찰의 오해를 친절하게 풀어주고 무혐의를 입증하는 순리를 생각하고 있었다”며 “엉뚱하게도 조사 한 번 없는 기소를 당하고 나니 검찰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제게 검찰출석을 묻지 마시고 검찰이 왜 그렇게 무리한 수사와 묻지마 기소를 강행했는지 그 불순한 의도와 잘못된 수사 관행 등에 대해 심층 취재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날 선 표현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황 원장은 앞서 검찰의 출석 일정을 두고도 “고발된 지 1년 8개월 넘게 연락 한 번 없던 검찰이 총선 출마선언 이후 바쁜 일정이 시작되니 출석요구를 하면서 언론을 상대로 출석불응 운운하는 게 책임 있는 국가기관의 태도인가”라며 비판했다.
한편 황 원장은 이날 글을 통해 우한 교민들이 머물고 있는 경찰인재개발원 근황도 전했다. 그는 “다행히 아산시민들께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셔서 평온함이 유지되고 됐다”며 “경찰관들은 물론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합동지원단에 포함된 공무원들은 교민들과 함께 지내며 생활시설 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무원들의 높은 사명감과 책임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경찰인재개발원에 근무 중인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