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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밖 깜깜이 접촉자 추산조차 안돼”…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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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밖 깜깜이 접촉자 추산조차 안돼”… 불안불안

입력
2020.02.03 17:37
수정
2020.02.03 18:5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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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패션센터 근무 50명 감감… 12번 환자 접촉자는 361명으로 급증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젊은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젊은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에 이어 정부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아직까지 방역망에 잡히지 않은 ‘깜깜이 접촉자’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밀폐된 공간에서 확진자와 함께 있어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정확히 누구인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추산하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방역망 밖에 있는 이들이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바이러스 전파 매개체 역할을 했을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

감염 우려가 큰 이들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 15명 중 4명(3ㆍ7ㆍ8ㆍ15번 환자)과 관련 있는 중국 우한시 소재 우한국제패션센터의 한국관 ‘더 플레이스’에서 일하던 한국인 50명이 우선 꼽힌다. 확진자 4명과 같은 공간(주로 4층)에서 일했거나 접촉했다면 이들 역시 감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 그러나 아직까지 소재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설명회에서 “더 플레이스 상가에서 근무ㆍ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 중 감염이 의심된다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정 본부장은 이어 “중국과 협조해 조사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세부 공간에 대한 신종 코로나 노출력까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뒤 “국내로 몇 명이 들어왔는지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적의 12번 환자(48ㆍ1일 확진 판정)의 접촉자 수가 하루 만에 223명 급증한 것도 깜깜이 접촉자 발생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이달 2일 질병관리본부는 12번 환자의 접촉자 수를 138명으로 밝혔으나 3일에는 361명으로 늘렸다. 12번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도 서울 남대문 시장과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쇼핑을 했고 격리되기 전까지 지하철과 KTX를 타고 강릉에 다녀왔다. CGV 부천역점에서 영화도 두 차례나 봤다. 그의 아내인 14번 환자(40ㆍ2일 확진판정) 역시 증상 발현 후 의료기관과 유동인구가 많은 부천역 옆 이마트를 방문했다. 현재 14번 환자의 접촉자는 조사 중이다. 이처럼 동선이 광활한 두 환자가 만났을 깜깜이 접촉자는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이다. 주로 지하철 1호선으로 이동하며 영화를 두 차례나 봤지만, 당국은 영화관 접촉자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오종원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12번 환자처럼 불특정 다수가 모인 공간을 활보했을 경우 사실상 접촉자를 특정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당장 8번 환자(62ㆍ지난달 31일 확정판정)가 지난달 26일 찾았던 군산 월명동 소재 대중목욕탕 아센사우나에 함께 있던 시민들이 누군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모니터링 대상인 우한 입국자 750명(내국인 500명ㆍ외국인 250명) 중 내국인만 해도 30여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연락처가 확보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추적 중인 외국인도 다수다.

오종원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 대ㆍ소변을 통한 감염가능성까지 제기돼 신종 코로나의 전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며 “무증상 전파 우려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방역망 밖에 있는 고위험군 접촉자를 최대한 서둘러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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