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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태 땐 내국인이라도 있었지…” 직격탄 맞은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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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태 땐 내국인이라도 있었지…” 직격탄 맞은 제주

입력
2020.02.03 18:05
수정
2020.02.04 00:3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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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사태에 4일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 중단

中운항 18개 노선 중 15개 중단, 호텔ㆍ면세점 임시 휴업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롯데면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제주공항으로 입국해 25일까지 체류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씨가 이곳 면세점 등을 다녀간 것으로 2일 확인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롯데면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제주공항으로 입국해 25일까지 체류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씨가 이곳 면세점 등을 다녀간 것으로 2일 확인했다. 연합뉴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때는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겨도 내국인 관광객이 빈자리를 채웠는데, 이번에는 내국인들도 오지 않고 있으니 더 큰 일입니다. 딱히 대책도 없어 ‘멘붕’ 상태입니다.”

3일 오전에 만난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도내 관광업계가 초토화된 상황”이라며 “숙박시설, 렌터카, 음식점 등 모두 줄줄이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드 여파로 침체에서 회복세를 보이던 제주관광이 이번엔 신종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았다. 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만1,7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9명)에 비해 45.7%나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4,564명에 비해 57.6%나 줄어든 1,937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제주 방문 내외국인 관광객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1일 제주를 다녀 간 중국인 관광객이 귀국 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고,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제주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에 대해 4일부터 일시 중지 결정을 내리는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관광객 감소 추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 여행 금지령은 물론 개별 여행도 자제를 권고한 데 이어 4일부터 제주 무사증 제도가 일시 중단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 계획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실제 중국인 방문 취소 사태로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항공편 운항이 줄줄이 중단됐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제주-중국간 18개 노선 중 15개 노선이 중단됐고, 나머지 일부 노선도 감축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2만명으로, 이 중 중국인이 107만9,133명(63%)에 달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 중 무사증으로 제주를 찾은 중국인은 79만7,312명(74%)에 이르고 있어, 무사증 제도 일시 중단으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이어지는 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이어지는 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방문 관광객 중 약 90%를 차지하는 내국인 관광시장도 심상찮은 분위기다. 중국인 관광객 확진 발표에 이어 해당 관광객이 중국 우한 출신에, 제주에서 해열제를 구입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제주관광에 불안감을 보였던 내국인들이 제주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가 해당 관광객이 구입한 해열제는 선물용이며, 제주 체류 기간에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감염 가능성으로 낮은 것으로 추정했지만,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롯데ㆍ신라면세점뿐만 아니라 일부 호텔들도 예약 취소가 이어져 휴업에 들어가거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내국인 관광객 역시 제주 여행을 취소하고 있어 갈수록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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