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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때문에 중국으로 보내 마스크가 없다?…마스크 업체의 황당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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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때문에 중국으로 보내 마스크가 없다?…마스크 업체의 황당한 해명

입력
2020.02.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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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 고객들 “왜 배달 안 하느냐” 불만 폭주하자 ‘정부 때문’ 문자 보내 

 비난 쏟아지자 “대리점과 소통 과정에서 오해” 해명…매점매석 의혹도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 마스크 판매업체가 구매 고객에 물량 부족을 안내하면서 “국가 정책으로 인해 (제품이) 중국에 보내졌다”고 밝혀 비난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는 “제조 업체로부터 정보를 잘못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네티즌들을 정보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정부 탓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옥션, 지마켓의 한 마스크 판매 회사 홈페이지에는 최근 마스크의 배송이 지연된다는 불만 글이 폭주했다. 이에 판매자인 A업체는 ‘2월 초에 입고될 예정이었던 마스크가 국가 정책으로 인해 중국에 보내져 출고하지 못하게 됐다’며 ‘취소 신청해달라’는 답변을 달았다. 이 안내는 구매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도 문자 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A업체가 중국으로 더 비싸게 마스크를 팔기 위해 국내 고객의 주문을 취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마스크 사재기 현상으로 도매가가 치솟으면서 매점매석을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구심도 쏟아졌다.

A업체는 공구, 접착제, 실리콘 등 산업소모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회사로 마스크는 대리점을 통해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일주일 전에 마스크를 샀는데 배송이 안 와 확인해보니 중국으로 보내느라 배송을 못 한다 했다”며 관련 문자를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일주일 전에 마스크를 샀는데 배송이 안 와 확인해보니 중국으로 보내느라 배송을 못 한다 했다”며 관련 문자를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업체 측 발언은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하는 정부를 두고 비판이 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중국 우한 지역에 마스크 200만 장, 의료용 마스크 100만 장, 방호복·보호경 각 10만 개 등 의료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국내 마스크 공급 부족 문제는 외면하고 중국을 돕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A업체는 판매 페이지에 “국내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다 보니 먼저 드린 안내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현재 이 제품은 국가 정책이나 어떤 공공기관에 의해서도 중국으로 공급된 물량은 없다”고 정정했다. 매점매석을 의심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매점매석은 하지 않는다. 상품이 있다면 벌써 출고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경찰은 마스크의 매점매석 행위가 심각할 경우 관계기관과 협력해 수사에 나서겠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대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대리점에서 물건 공급이 안 되는 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못 알아들어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며 “사태 파악 후 바로 정정 문자를 보냈고 판매 페이지, 게시판 등에도 정정 안내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스크 입고는 정확한 일정을 통보 받지 못했다”면서 “잘못된 안내로 고객에 혼동을 준 점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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