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가 점차 현실화됨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성장률이 2.0%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암울한 전망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3일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기존 2.6%에서 0.2%포인트 낮춘 2.4%로 제시했다. 정성태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에 따라 중국 내 조업 재개가 지연되면서 국내 2월 수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이 확산되자 중국 내에선 경제활동 중단이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제의 중심인 상하이와 광둥성 등 14개 성(省)과 도시들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오는 9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이에 KB증권은 “중국 내 관광업 등 내수 서비스업 피해, 수출 타격, 고용 위축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0%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국내 경제 성장률은 대외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인 2.0%에 겨우 도달했다. 신종 코로나 공포가 중국 내수시장에 충격을 미칠 경우 국내 역시 대중국 수출 감소로 경기회복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로 중국 수요가 충격을 받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4.8%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에 한국에서도 수요 충격이 발생할 경우 민간소비와 GDP 성장률은 2%에 미달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권희진 연구원은 “최근 국내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왔지만 전체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경우 반등 시점은 뒤로 미뤄질 것”이라며 “가계 소비가 전망치보다 더욱 위축되면서 1분기 국내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등 강력한 경기 부양 대책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권 연구원은 “경제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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