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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너도나도 유튜브에 뛰어들지만… 파급력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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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너도나도 유튜브에 뛰어들지만… 파급력은 ‘글쎄요’

입력
2020.0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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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도 유튜브 시대] <상> 성적표는 천차만별

유튜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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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 빅데이터 전문기업이 발표한 ‘2019년 총 결산, 대한민국 모바일 앱 사용자 순위’에 따르면 ‘유튜브’가 ‘카카오톡’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모든 세대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는 앱으로 유튜브가 꼽히기도 했다. 말 그대로 유튜브 천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유튜브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존하던 지자체들이 앞다퉈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성적표는 천차만별이다. 탄탄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시정 홍보효과를 누리기도 하는 반면, 구독자와 조회수 확보에 허덕이기도 하는 지자체 유튜브의 명과 암을 2회 짚어본다.

포항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포항시청' 한 장면. 포항시청 캡처
포항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포항시청' 한 장면. 포항시청 캡처

5일 현재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는 광역 2곳, 기초 23곳 모두 25곳이다. 구독자 수로 따지면 경북도가 5만8,500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시 7,570명, 구미시 2,620명, 김천시 2,000명, 경주시 1,720명 순이다. 영상 총 조회수로는 경북도 488만회, 대구시 472만회, 구미시 58만회, 포항시 50만회, 상주시 46만회 순이다.

대구시는 ‘Fly 053’, ‘멋도 대구’, ‘맛도 대구’, ‘감동도 대구’ 등 시민 인터뷰와 맛집 소개, 시정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경북도는 ‘당신도 몰랐던 경북’, ‘경북인사이드’, ‘이건 쫌 개안타’, ‘오늘부터 경북 청년’ 등 경북의 소식과 사람들과 경북 명소 등을 소개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사람의 포항 이야기’, ‘영일만친구 야시장’, ‘포항과메기’, ‘웹드라마’ 등 포항을 주제로 한 영상을 올리고 있다. 구미시는 5공단, 지산샛강 등 지역을 홍보하는 콘텐츠 위주다. 안동시는 젋은 청년들과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하는 브이로그, 경주시는 경주시청 업무보고서라는 공무원 브이로그를 통해 경주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 신청사 유치전이 한창일 때는 경쟁에 나선 기초단체들이 유튜브를 홍보창구로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대구ㆍ경북 지자체 유튜브 채널 현황
대구ㆍ경북 지자체 유튜브 채널 현황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 유튜브는 태생적 한계와 저조한 조회수로 무늬에 그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 수만~수십만 구독자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채널들이 터잡고 있는 유튜브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타 지자체를 모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 방식과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미시청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목록. 일부 영상은 40만 조회수가 넘지만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은 조회수 100회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 유튜브 캡처
구미시청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목록. 일부 영상은 40만 조회수가 넘지만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은 조회수 100회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 유튜브 캡처

구미시는 4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영상을 올려 조회수 41만회를 기록했지만 최근 업로드한 영상은 100회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에 따라 조회수가 천차만별이다.

일부 지자체는 수년 전 채널을 개설했지만 사실상 방치상태다. 청송군은 2015년 채널을 개설했지만, 동영상은 13개에 불과하고 3년 전 올린 영상의 조회수는 단 10회뿐이다. 영천시도 뉴스나 타 방송에서 나온 영상을 가져오거나 사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제작한 영상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대구신청사 입지가 결정된 후에는 기초단체의 유튜브 유치전도 잠잠해졌다.

한 영상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에서는 총 조회수보다 개별 영상의 조회수가 고르게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며 “활동에 제약이 있는 기업이나 지자체 같은 경우는 주목도 차원에서 약점이 있기 때문에 독특한 콘텐츠가 없으면 자리잡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주시청 업무보고서 공무원 브이로그 영상의 한 장면. 경주시 유튜브 캡처
경주시청 업무보고서 공무원 브이로그 영상의 한 장면. 경주시 유튜브 캡처

지자체 내부의 관료주의가 창의적 콘텐츠를 방해하기도 한다. 경북 지역 한 담당 공무원은 “최근 들어 유튜브를 대하는 자세가 유연해지긴 했지만, 수년 전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게임 영상 콘텐츠를 기획했다 문제 가능성이 있다는 상부 지적에 따라 단순히 행사 전경을 담는 방향으로 바꿨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담당 공무원도 “유튜브 콘텐츠 제작이 쉬워 보일지 몰라도 수많은 시간과 품을 요구하는 작업”이라며 “내부 결재를 거치는 동안 영상 아이템이 딱딱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유튜브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일부 지자체는 담당 공무원이 영상편집 교육을 받거나 해당 분야 전문가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또 영상 전문 업체에 의뢰해 비용을 들여 채널을 운영하기도 한다. 구미시는 최근 공무원 중 유튜브 운영 희망 공무원을 선발하고, 적격 인원이 없을 시 외부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군위군은 외부 업체와 1년 단위 계약을 통해 채널을 활성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문경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문경시청TV' 한 장면. 문경시청TV 캡처
문경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문경시청TV' 한 장면. 문경시청TV 캡처

문경시는 지난해 12월 ‘문경시청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새로 선보였다. 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기존의 격식을 타파한 이른바 ‘B급 감성’으로 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자는 취지로 채널을 개설했다.

정민찬 문경시 홍보전산과 SNS 담당자는 “유튜브는 기존 SNS보다 영향력 차원에서 장점이 많다”며 “지자체가 가지는 영상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네티즌에게 지역을 보다 재미있고 알차게 전달할 수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 기자 yooni@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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