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ㆍ고양ㆍ부천 모든 유치원ㆍ어린이집 휴원 명령
부모 휴가 못 내면 ‘긴급 돌봄’ ‘나홀로 등원’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나온 경기 수원ㆍ고양ㆍ부천시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휴원 명령이 내려지면서 맞벌이 가정 ‘직장맘’들의 시름이 깊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바이러스 전파 우려에 불안감이 컸는데, 정작 휴원 조치에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 힘겹고 절망스럽게 느껴져서다.
3일 휴원에 들어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아이를 두고 직장으로 향한 엄마들은 한결같이 “마음이 무겁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 권선구에 사는 강모(33)씨는 “다른 아이들은 휴원 전부터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는 휴원 중인데도 나갈 수밖에 없었다”며 “친구도 없는 어린이집에 홀로 있을 아이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세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는 대부분의 원생들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1,2명만이 긴급 돌봄으로 등원했다. 세 지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휴원 기간 정규 수업은 하지 않지만, 아이를 맡길 곳이 따로 없는 학부모를 위해 돌봄 서비스는 운영한다. 수원 영통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긴급 돌봄으로 등원한 아이는 당번 교사와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 인터넷 맘카페에도 직장을 둔 엄마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한 직장맘은 일산신도시 최대 맘카페인 ‘일산아지매’에 올린 글에서 “아이 맡기고 출근하면서 진짜 자괴감이 들었다. 내 아이 잘 키우겠다고 출근하는데 내 아이만 피해보는 것은 아닌지”라고 걱정했다. “애 봐줄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등원시켰다”, “아이가 너무 불쌍했다”, “가슴이 타들어가고 너무 아팠다” 등의 글도 올라왔다.
이날 아이를 보내지 않은 맞벌이 부모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를 할머니 집에 맡기거나 부모 중 한 명이 연차를 써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이런 식의 임시방편을 지속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고양 덕양구의 김모(40)씨는 “오늘은 남편이 연차를 써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내일은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울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토로했다.
세 지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휴원명령은 일단 이날부터 9일까지 이어진다. 이들 지역의 휴원 유치원은 공ㆍ사립을 포함해 경기지역 수원 189곳, 고양 171곳, 부천 125곳 등 모두 485곳이다. 휴원 어린이집은 2,408곳으로 수원 1061곳, 고양 769곳, 부천 578곳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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