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후 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이 우한 출신으로 최종 확인됐다. 다만 당초 해당 관광객이 귀국 전날 제주에서 해열진통제를 구매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제주 체류기간에 증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확인 결과 선물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중국 춘추항공 항공편으로 제주에 입국해 25일까지 4박 5일간 제주에서 딸과 함께 체류한 중국인 여성 A(52)씨가 제주시내 옷가게와 편의점을 추가로 방문한 것을 확인하고, A씨와 밀접 접촉한 호텔 직원 5명 외에 4명을 집중 관찰 대상자로 분류하고 자가 격리 조치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귀국한 후 26일 발열 증상을 보였고, 30일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는 또 지난 1일부터 A씨와 동행한 딸의 진술을 토대로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1차적인 동선을 파악한 후 일자별 상세 이동에 대해 신용카드 이용 내역, 폐쇄회로(CC)TV 분석, 현장 방문 조사 등을 병행한 결과 지난달 24일의 주요 동선을 확정했다.
24일 동선 중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약국에서 A씨가 해열제를 구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A씨의 딸 진술과 약사의 진술, CCTV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제주 체류기간에는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도는 최종 판단했다.
도에 따르면 A씨의 딸은 A씨가 제주 체류 기간에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해열제 구입은 지인의 약을 구입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역학조사관이 약사와 면담하고 현장 CCTV를 분석한 결과 “A씨가 약국에서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며 기력회복제와 해열진통제를 구입했지만, 당시 A씨가 증상이 전혀 없었으며 제3자의 약을 사주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또 A씨가 약국 방문 후에도 도보로 여행한 상세 동선과 CCTV를 통해 확보된 걸음걸이 등을 봤을 때 제주에서는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도는 또 24일 오전 한라산 1100고지에서 240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지만, 버스 내 CCTV를 통해 버스기사 외에 다른 승객과의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25일에도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지만, 기사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함께 탄 승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24일 확인된 동선에 따라 숙소 직원 5명에 이어 버스 운전기사 1명, 옷가게에서 계산을 담당했던 점원 1명, 편의점 종사자 2명 등 9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도는 또 옷가게와 편의점 점주, 또 다른 버스기사를 능동 감시 대상자로 분리하고, 관할 보건소를 통해 1대1 관리에 들어갔다.
도는 또 A씨 딸의 진술을 통해 후베이성 여권사진을 확보해 A씨가 신종 코로나 최초 발생지인 중국 우한 출신임을 확인했다. A씨가 우한에서 양저우까지는 기차로, 양저우에서 제주까지는 춘추항공 직항편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도는 A씨의 제주여행 일정을 고려할 때 오는 4일부터 단계적으로 잠복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시급한 방역조치가 필요한 동선을 역순으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격리조치 등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환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간 A씨의 상세 동선을 파악하는 대로 도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제주지역 신종 코로나 유증상자는 15명이며, 진단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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