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와 90년대 솔로 가수로 맹활약했던 양수경(55)씨가 남편에게 상속받은 채권을 해외 법인에 넘기고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씨에게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다.
양씨는 지난 2016년 남편 고(故) 변두섭 예당컴퍼니 전 회장에게 상속받은 98억 상당의 채권을 한국은행에 신고하지 않고 미국 하와이에 있는 A사에 양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외국환거래법 제29조에 따르면, 외국환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본거래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양씨는 2015년과 2016년에 걸친 상속채무금 소송에서 패소한 뒤, 남편의 횡령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약 150억원 중 일부를 갚기 위해 채권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이에 대해 담보 제공 계약을 맺고 채권을 넘겼기 때문에 자본거래 신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채권양도계약서에 채무변제를 위한 양도담보라는 표현만으로는 이 사건의 채권양도가 채무변제를 위한 담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양씨가 관련법을 어기고 신고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상속채무 일부를 상환하고자 한 행위로서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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