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집회에서 헌금을 모금하다 고발당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3일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2월 첫 조사에 이어 약 50일 만의 출석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전 목사를 불러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이날 종로서에 들어서면서 “종교단체가 헌금하거나 모금하는 걸 불법으로 몰고 가 조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던 것과 관련해서는 “주거지가 불명확해 도망갈 위험이 있다고 (구속영장 신청서에) 올렸는데 내가 무슨 도망을 가느냐”며 “나는 교회 사택에 살고 있고, 주거지가 불분명하다는 말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대해) 다시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주최 집회에서 관계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채 헌금을 모금한 혐의로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의해 고발당했다.
종교 단체가 예배 도중 신도들에게 헌금을 모집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라는 이름의 정치 집회에서 관계기관 등록 없이 1,000만원 이상을 모금한 행위는 기부금품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평화나무 측 주장이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전 목사의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2일 전 목사를 처음 소환했을 때는 개천절 집회에서 그가 불법ㆍ폭력 행위를 주도했는지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었다. 이후 지난달 22일 전 목사는 2차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다가 돌연 불출석을 통보한 바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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