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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탑승 포기한 우한 유학생 “가족들 체류 반대했지만 뿌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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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탑승 포기한 우한 유학생 “가족들 체류 반대했지만 뿌듯해”

입력
2020.02.03 10:33
수정
2020.02.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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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 정태일씨 라디오 인터뷰

“저보다 간절한 분들 많아… 함께 남아 도와주신 교민들께 감사”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교민들의 귀국을 돕는 전세기 자리를 양보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 및 유학생회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정태일 국장은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어쩌다 한인회 중책 맡게 됐는데, 저보다 간절하고 애절해서 전세기 탑승하신 분들도 많은 것 같아 제가 홀로 그냥 가버리면 도리에 어긋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며 전세기 탑승을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정 국장은 탑승 포기 과정에서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이 많이 반대하고 걱정했지만, 마지막에는 제 결정 믿고 지지해 주셨다. 여자친구도 이번에 왜 안 왔냐며 걱정이 많았다”며 “그래도 교민들이 전세기를 타고 무사히 한국에 가셔서 뿌듯하고 도착하신 분들도 감사하다며 연락을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정 국장에 따르면 교민들이 전세기를 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는 등 교통망을 마비시킨 탓이다. 정 국장은 “우한 시내의 경우 별 문제 없었지만, 시 외곽의 경우 협조 공문 전달이 잘 안 돼 통행 못하시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세기에 탑승할 교민들의 이동에는 남아있기로 한 교민들이 자가용을 이용해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장은 “우한 총영사관 측과 협조하고 교민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도와주셔서 무사히 전세기 탑승했다”고 밝혔다.

전세기는 한국에서 출발할 때 우한에 남은 교민들에게 배부할 구호 물품을 싣고 갔다. 이 물품들은 3일 일부 배부될 예정이라고 정 국장은 전했다. 정 국장은 “1차, 2차 전세기에서 소량 구호 물자가 일부 도착을 했다고 우한 총영사관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오늘부터 정확한 수량을 파악해 마스크 및 손세정제, 일부 기타 품목들을 배부할 예정이라고 연락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 교민들의 이송을 위해 임시 편성된 대한항공 KE9884편을 지난달 30일과 31일 두 차례로 나눠 보냈다. 앞서 귀국 희망 의사를 밝힌 교민은 720명이었으며 이중 701명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이들은 공항에 마련된 임시 검역소에서 발열검사 등을 받은 뒤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됐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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