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심슨, 연장 접전 끝 통산 6승
안병훈(28ㆍCJ대한통운)이 ‘골프 해방구’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새해 첫 톱10에 올랐다. 대회 초반 우승 기회까지 엿봤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밀려나며 톱10 잔류에 만족해야 했다.
안병훈은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ㆍ7,26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기록, 1타를 잃으면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이날 안병훈은 1번, 4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6번홀에서 파 세이브를 놓친 뒤 11번과 15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특히 파5 15번홀에선 3차례만에 그린 위에 공을 올리고도 3퍼트로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2라운드에 공동 3위에 올라 우승 기회까지 엿봤던 안병훈은 비록 순위를 더 끌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9월 샌더슨팜스 챔피언십 3위, 10월 CJ컵 6위, 조조 챔피언십 8위를 이어 2019~20시즌 네 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우승은 웹 심슨(35ㆍ미국)이 차지했다. 이날 심슨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심슨은 토니 피나우(31ㆍ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심슨에 한 타 앞선 상황에서 4라운드를 맞은 피나우는 막판까지 2타를 앞서며 우승을 눈 앞에 뒀지만, 심슨이 17번, 18번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내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피나우로선 18번홀에서 약 3m가 채 안 되는 버디 퍼트를 성공하지 못한 게 원통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전은 티 샷에서 승부가 갈렸다. 피나우는 티 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심슨은 페어웨이에 올렸다. 피나우가 버디 퍼트를 놓치고 파 퍼트를 넣으며 먼저 홀을 마쳤고, 심슨은 차분히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짜릿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자신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6승째다.
한편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선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16번홀에 지난달 27일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숨진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깃발이 세워졌다. PGA는 4라운드에서 16번홀의 홀 위치를 그린 위쪽으로 24걸음, 왼쪽으로 8걸음이 만나는 지점으로 정해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8과 24는 브라이언트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서 뛸 당시 달았던 등 번호다. 16번 홀 깃발에 양면에는 각각 8번, 24번을 적어 넣었다.
피닉스 오픈 16번홀은 2만여명을 수용하는 대형 관중석으로 둘러싸여 있는 명물이다. 팬들의 음주와 고성이 허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에서 경기한다.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피닉스 오픈은 ‘골프의 해방구’로 불린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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