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았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지난 2일(현지시간) 현지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주최한 이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한국영화로는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국어영화상을 품에 안는 등 2개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작품상과 감독상은 수상하지 못했다.
봉 감독은 “여기 참석한 이들 가운데 제가 제일 먼 곳에서 온 거 같다”면서 “함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훌륭한 영화들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5년 전부터 저와 함께 이 영화를 고민한 (제작자인) 곽신애 대표에게도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주연 배우 송강호와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를 소개한 뒤 “제작사와 투자사, 모든 스태프와 함께 일한 분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덧붙였다.
1947년 설립된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영국 아카데미는 영미권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 관련 시상식이다. 수상 결과는 보통 일주일 뒤 이어지는 미국 아카데미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기생충’은 다음달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국제장편극영화 등 모두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주요 부문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작품과 감독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남녀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와 ‘주디’의 르네 젤위거에게, 남녀조연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와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에게 각각 돌아갔다.
조성준 기자 when914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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