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어 임시 휴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일 오후 경기 부천시 CGV 부천역점 입구와 자동발권기, 상영관 앞에는 이 같은 내용의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건물 6~8층을 쓰는 CGV 부천역점은 이날 매표소가 있는 6층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층은 전부 폐쇄했다. 관람객들로 붐벼야 할 6층에는 영화관 관계자와 취재진만이 분주하게 오갔다. 영화관이 있는 건물 다른 층에 있는 옷 가게, PC방 등은 정상 영업 중이었다.
CGV 측은 전날 오후 5시 30분쯤 부천보건소에서 확진자가 영화관을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전해 받고 한 시간 뒤 상영 중단을 결정했다. 8개 상영과 1,204석 규모의 이 영화관에는 당시 5개 상영관에 관람객 120여명이 있었다.
국내에서 12번째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남성 A(48)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7시 20분과 26일 오후 5시 30분 CGV 부천역점에서 각각 영화 백두산과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했다. 14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의 아내 B(40)씨도 함께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CGV 측은 상영 중단을 결정한 뒤 관객들 동의를 구하고 당일 오후 7시 10분쯤 티켓 환불과 퇴장 조치를 마무리했다. 이후 자체 방역과 보건소 방역이 진행됐다.
CGV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고객 안전을 고려해 부천지역에 있는 다른 CGV 3곳도 자체 방역을 했다”라며 “영업 재개는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귀국한 A씨는 같은 달 20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서울 중구 남대문, 강원 강릉시 리조트, 인천 미추홀구 친구 집, 경기 수원시와 군포시 친척 집 등을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을 이용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부천시에 있는 병원 2곳과 약국도 찾았다.
CGV 부천역점에 이어 A씨와 B씨가 지난달 30일 다녀간 것으로 나타난 이마트 부천점, A씨가 지난달 20일과 27일 찾은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각각 이날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A씨와 밀접 접촉한 2명과 일상 접촉한 유증상자 1명은 신종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부천시는 A씨 입국 후 동선이 아내 B씨와 대부분 겹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와 접촉한 사람이 B씨를 포함해 135명이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 더 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씨가 방문한 시간대 CGV 부천역점에 있었던 관람객들에 대해 아직까지 확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접촉자 수가 대거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A씨가 방문한 모든 장소는 폐쇄, 방역을 완료했고 밀접 접촉자는 격리 조치, 일상 접촉자는 능동 감시에 들어갔다”라며 “CGV 관람객들은 확인 중에 있고 확인되는 대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