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몰 ‘더플레이스’에 200곳 입점
7ㆍ8번 환자는 근무, 3ㆍ15번은 방문 이력
집단 발병 화난시장서 6㎞ 거리
당국 “방문자 증상 땐 바로 신고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중 4명이 중국 우한시의 우한국제패션센터내 한국관(더 플레이스)에서 근무하거나, 이곳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 플레이스는 우한 화난시장으로부터 불과 6㎞밖에 떨어져있지 않으며,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어서 자칫 이곳이 국내 신종 코로나 확산의 중심지로 떠오를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더 플레이스 방문자 중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와 관련된 한국인들에 대한 추적 조사에 착수했다.
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 중 지난달 31일 확진된 7번 환자(28)와 8번 환자(62)가 함께 더 플레이스에서 근무했으며 이들은 23일 귀국시에도 같은 항공기를 타고 기내에서 나란히 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우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3번 환자(54ㆍ지난달 26일 확진)와 15번 환자(43ㆍ2일 확진)도 더 플레이스에 갔던 것으로 의심돼 대응팀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우한국제패션센터는 중국 대기업 푸싱(复星) 그룹이 만든 복합패션센터로 4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연면적 5만6,000㎡(7층 규모)의 한국관 건물의 정식 명칭이 더 플레이스로 코트라에 따르면 이곳에는 약 200개의 한국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의류 도소매상이나 디자이너로 일하는 한국인은 약 30명정도 알려져 있다. 다만 코트라는 “더 플레이스가 중국인 도매상 중심으로 운영돼 한국 일반인 방문자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 플레이스가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에 위치한 만큼 앞으로 이곳과 연계된 한국인 감염자들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방문객들이 센터를 오가는 과정에서 더 플레이스 근무자들은 상당히 많은 감염원에 노출됐을 것”이라며 “역학조사를 통해 이곳과 관련된 교민들을 추적하되 확진자들이 공통적으로 방문한 장소가 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우한시 총영사관을 통해 현지 상인회에 확인한 결과 더 플레이스에서 근무하거나 방문한 한국인은 50여명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이들의 행적과 동선을 파악해 정확한 방문 여부를 추적 중이며, 앞서 2차례에 걸쳐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우한 교민 중에도 더 플레이스에서 일했거나 방문한 사람이 있는지 역학조사를 진행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더 플레이스를 방문했거나 사업을 한 분들 중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로 연락해 선별진료소를 통해서 진료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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