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공포에 중고장터에 판매글 등장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안 걸리게 기도해 드립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들어나면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위해 돈을 받고 ‘기도’를 해주겠다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2일 중고나라와 번개장터 등에는 관련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500원부터 2,000원까지 소액을 받는 대신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도록 ‘진심으로’ 기도해드리겠다는 것이다. 한 판매자는 “단돈 500원에 은총과 예방을 받으시길 기원한다”면서 “우리 한번 이겨내 봅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기도를 하는 장면을 사진 등으로 인증 해주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과연 사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스러운 게시물이지만, 중고나라에서 관련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200분이나 연락을 주셨다”라며 판매가 완료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기도를 했는데도 신종 코로나에 걸린다면 사기죄에 해당할까. 형법 제347조에 따르면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 처분행위로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적 이득을 얻음으로 성립한다. 그러나 법원 판례에서는 돈을 받고 기도나 굿을 하고 효험이 없더라도 무조건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임신과 직장문제 등으로 무속인을 찾아 1년 6개원 약 2억6,000만원을 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사기죄의 무죄를 선고 받은 사례가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6년 9월 해당 사안에 “목적을 달성하려는 주관적 의사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무속 행위를 행했다면,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뢰인을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무속행위를 할 의사가 없으면서 의뢰인을 속이거나 스스로도 그 효과를 믿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기망하고 나쁜 일이 일어날 것처럼 현혹한 경우엔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 2017년 대법원은 무속인이 아닌 사람이 귀신을 쫓는 기도를 해준다고 속여 돈을 받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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