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및 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피해 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16개 그룹사가 참여하는 종합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바이러스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대출 규모를 대폭 늘린다. 기존 대출 상환 일정을 유예하고, 연기 또는 대환 시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신한 중국 법인을 통해 현지 교민과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신한카드는 연 매출 5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232만 곳을 대상으로 2~3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 지원, 마이숍(MySHOP) 상생플랫폼을 통한 통합마케팅 지원, 가맹점주 사업자금대출 이자율 인하 등을 실시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 보험사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료와 보험계약 대출이자를 최장 6개월간 납입을 유예해주고, 보험료 미납으로 인한 계약 실효를 방지하는 특별 부활제도를 도입한다.
KB국민은행은 관광ㆍ여행ㆍ숙박ㆍ공연ㆍ외식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예약 취소 등 어려움을 겪는 곳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 한도의 신규 대출을 지원한다. 최고 1%포인트의 금리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또 행정관청에서 피해 확인서를 발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피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원리금을 정상 납입할 경우 연체 이자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KB손해보험은 신종 코로나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고객에게 6개월간 보험료 납입을 유예하고 연체 이자를 면제해주고, KB국민카드는 피해 사실이 확인된 연 매출 5억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주에게 카드결제 대금 청구 유예 등의 지원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6월 말까지 국민카드로 결제할 경우 병원 업종은 2∼5개월 무이자 할부, 약국·의료용품 업종은 2∼개월 무이자 할부 이용이 가능하고 10개월 할부 결제 시 할부 4회차부터 할부 수수료가 면제된다.
우리은행도 3일부터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대출지원을 할 예정이다. 중국 관련 수출입 중소기업과 음식ㆍ숙박ㆍ관광업 등을 영위하는 소상공인이 대상으로, 신규대출과 무상환 대출연장을 각각 500억원 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다. 대출금리는 최대 1.3%포인트까지 낮추고 외환수수료 등도 우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피해 규모를 고려해 지원 한도를 증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도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입원ㆍ격리된 개인이나 중국 수출입 실적이 있는 중소기업, 병원ㆍ여행ㆍ숙박ㆍ공연 업종 등 관련 피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지원한다. 기업은 최대 5억원, 개인은 최대 1억원까지 지원된다. 최고 1%포인트 이내(농업인 1.7%포인트 이내) 대출금리 감면과 최장 12개월까지 이자납입 유예도 실시된다. 만약 기존 대출고객이 코로나 피해를 입으면 심사 결과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기한 연기도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 안전자금을 지원한다. 여행업과 숙박업, 음식점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이 대상으로, 업체당 5억원 이내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대 1.3%포인트의 금리 감면도 지원한다.
이들은 △노인, 아동, 장애인, 저소득가정 등 소외계층에 마스크 20만개를 배포하거나(신한금융) △1억원 상당의 감염 예방 키트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산하 복지시설에 기부(우리금융) 하는 등 그룹 차원의 비금융 지원도 실시할 예정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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