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를 놓고 경기 고양 주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6번 환자에 대한 허술한 관리로 지역사회 전파 우려를 키운데다, 3번 환자의 구체적인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혼란과 불안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거세다.
2일 고양 일산신도시 최대 맘카페인 일산아지매 등에는 6번 환자의 부인, 아들인 10ㆍ11번 환자가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미용실에 다녀간 것을 두고 격앙된 글들이 이어졌다.
한 회원은 “집에 의심자가 있는데 가족들이 돌아다닌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부 대처는 물론 환자의 태도를 모두 문제 삼았다. 또 다른 회원은 “남편이 27일 3번 확진자 접촉자로 검사를 받고 감시자로 분류됐음에도 30일에 돌아다닌 건데, 왜 저랬을까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6번 환자(지난달 30일 확진)의 경우 지난달 22일 3번 환자와 식사를 했으나, 밀접이 아닌 일상 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다. 보건당국의 잘못된 환자 분류로 이 환자는 사흘 동안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서울 소재 본인 집에서 설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냈다. 결국 그의 부인(10번)와 아들(11번)도 하루 뒤인 31일 각각 감염자로 확인됐는데, 이들 가족이 하루 전 해당 미용실을 다녀간 것으로 파악돼 정부의 허술한 환자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일산 커뮤니티 등에는 3번 환자(지난달 26일 확진)의 동선 공개 요구가 빗발쳤다. 보건당국이 이 환자가 24일 다녀간 일산 음식점 등의 장소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환자가 일산 대형 쇼핑몰을 방문했다’는 등의 ‘괴담’이 퍼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경기도는 31일 “도민들 불안 해소 차원”이라며 3번 환자 방문지 2곳(죽집ㆍ커피전문점)을 공개했다.
일산연합회 관계자는 “일부 학원의 경우 특정지역 학생을 격리해 수업을 할 정도로 주민 불안감이 크다”며 “정부가 혼란을 부추긴 측면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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