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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반대 많은 포항지열발전 시추장비…‘매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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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반대 많은 포항지열발전 시추장비…‘매각되나’

입력
2020.02.02 12:39
수정
2020.02.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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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점유이전 등 금지 가처분신청 취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열발전현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열발전현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의 시추장비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는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낸 지열발전시설 점유이전 및 철거금지 가처분신청을 취하했다고 2일 밝혔다.

모성은 범대본 공동대표는 “시추장비와 지하 지열정이 분리돼 있어 철거해도 지하 단층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 의견 자료를 받았다”며 “시추기 제거를 바라진 않지만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 회신을 받은 이상 가처분신청을 취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시추기 본체와 머드펌프, 비상용 발전기, 이수순환 시스템, 지상발전 플랜트, 수변전설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시추기는 지열발전 주관사인 ㈜넥스지오에 장비를 빌려 준 국내 한 캐피탈 회사 소유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매각에 나섰고, 3개월 뒤 중국의 한 업체가 인수의사를 밝히자 장비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업체는 관련 기술자 6명을 직접 포항 흥해읍 지열발전현장까지 보냈고, 약 1주일간 머물다 돌아갔다.

공교롭게 이들이 떠난 다음날인 9월 26일 새벽 포항 흥해읍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일어났다. 놀란 시민들은 포항시 등에 “지열발전 장비를 건들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진관련 시민단체들은 잇따라 매각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범대본은 2019년 10월 14일 법원에 “시추기가 90m 높이에 지하로도 상당히 들어가 있어 철거 과정에서 단층 파열로 추가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시추기 장비를 소유한 캐피탈 회사는 법정 심문에서 “시추기가 지하 지열정과 분리돼 있고 태스크포스에 참가한 외국인 교수가 철거해도 안전하다고 답변한 만큼 보존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이후 캐피탈 측 대리인은 법원을 통해 산자부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이에 산자부는 지질학회에 의뢰해 ‘시추시설을 철거하더라도 추가 지진 발생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 전달했다.

모성은 범대본 대표는 “법정 심문 때 안전하다는 답변이 오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한 만큼 경제 활동을 방해하면 안 되니 취하했다”며 “시추기는 추모와 교육 차원에서 보존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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