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관련 내용 검토중, 조만간 입장 밝힐 것”
문 대통령 감염 전문가 의견 수렴 후 나올 듯
제주지사 “중국인 일시 입국 금지” 공식 요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중국에서 온 여행객의 입국을 막는 등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귀국 후 확진 환자로 판정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제주도의 경우 “중국인 일시 입국 금지조치”를 공식 요청했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 제한 문제는 다른 여러 나라의 국가들이 그런 조치를 일부 취하고 있어서 관심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국민들 우려가 있어 정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과 관계부처 의견들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후에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와 관련해서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감염병 전문가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 뒤 의견을 모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 회의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감염병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대응 확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하고, 후베이성에 귀국하는 미국 시민들은 별도 시설에 14일 간 격리하기로 했다. 일본도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이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의 일본 입국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외 싱가포르, 이탈리아, 호주, 몽골, 말레이시아, 북한 등 국가들도 입국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정부는 중국인에 대해 일시 입국 금지조치를 취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제주는 현재 중국인들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상태로, 최근 제주를 방문했던 중국인 관광객 1명이 본국으로 돌아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원 지사는 “확진이 발생 가능한 잠복지 해당자가 늘어날 경우 관리 감독하기 위해선 일정기간 추가 중국인 입국자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가 건의한 바 있는 무비자 일시 중지 조치도 조속히 의사결정을 해서 조치를 취해달라”고 재차 건의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로 통보돼온 중국인 관광객 확진자의 경우 “질병 관리본부와 미국 일본ㆍ독일의 경우에도 잠복기에 감염된다는 여러 가지 사례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우리나라도 검사 대상 및 동선과 접촉자 조사 대상을 포함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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