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1명 접촉자수 683명…역학조사 중인 4명, 접촉자 적지 않을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이번 주를 시작으로 급증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잠복기가 일주일은 물론 10일 넘게 이어지다 증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일 오전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3, 4번 확진환자와 접촉했던 이들의 잠복기가 일주일을 넘고 있어 추가 확진 환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3번 확진 환자 접촉자 수는 98명,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4번 확진 환자 접촉자 수는 172명이다. 2일 기준으로 확진 환자들과 접촉한 사람은 총 683명이다. 11번 환자와 13번, 14번, 15번 환자의 접촉자 수는 현재 확인 중이다. 이들 환자들의 접촉자 수가 확인될 경우 접촉자 수가 전체 1,000명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2번째 확진 환자를 주목하고 있다. 질본은 2일 오전 12번째 환자가 138명과 접촉을 해 이 중 가족 1명(14번째 환자)이 감염이 확인됐고, 나머지 접촉자는 자가격리 등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12번 환자의 경우 지난달 19일 입국한 뒤 31일 증상 발생하고 1일 확정되는 사이 11일 동안의 잠복기를 거쳤다.
잠복기가 10일 넘게 이어지다 뒤늦게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유형이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달리 무증상ㆍ경증환자 감염증의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길어진 잠복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감염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확진자로 전환하는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6번 환자(55)는 지난달 20일 귀국해 22일 증상이 발생한 3번 환자와 22일 접촉했으나 일주일의 잠복기를 거치다 29일 증상이 발생했고, 그 사이 6번 환자는 아내(10번 환자)와 아들(11번 환자)에게 전염시킨 ‘3차 감염’으로 연결됐다. 이날 확진 판정 받은 15번 환자도 지난달 20일 우한에서 입국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으나, 증상이 발생한 것은 1일부터다. 초기 격리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감염병 확산 방지에 긴 잠복기는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근화 제주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12번째 환자의 귀국 날짜를 놓고 보면 최대 잠복기인 14일 안팎인데 이 환자와 접촉한 이들 중 확진 환자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재갑 교수도 “잠복기가 1주일 정도 지나면 발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아마도 이번 주를 기점으로 다수의 2, 3차 확진 환자가 발생할 수 있어 보건당국과 지역사회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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