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獨 확진 사례 분석 “새로운 역학 조사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무증상 시기에도 사람 간에 전염될 수 있다는 미국 연구진의 주장이 나왔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러지 및 감염병 연구소(NIAID)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논문을 발표하고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도 신종 코로나가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포시 NIAID 소장은 독일의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발생 사례를 근거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독일의 신종 코로나 확산은 독일로 출장을 온 중국 상하이(上海) 출신 여성으로부터 시작됐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베바스토의 상하이 지사 직원인 그는 1월 중순 후베이성 우한에서 온 부모와 식사를 했다. 당시 증상이 없던 부모는 후에서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시 증상이 없던 상하이 직원은 독일에서 열리는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베바스토의 본사가 있는 바이에른주(州) 뮌헨을 방문했고, 베바스토 직원 1명과 함께 식사했다. 중국인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그가 다시 상하이로 돌아간 지난 26일의 일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식사했던 베바스토 직원은 중국인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24일쯤부터 고열과 오한, 근육통 등 신종 코로나 감염 증세를 호소했다.
독일 당국은 즉각 베바스토 직원들의 추적 조사를 시작했다. 첫 조사 결과 확진자는 3명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직원과 식사를 하지 않은 직원 2명이, 역시 증상이 없었던 독일 첫 번째 확진자에게 전염된 것이다. 1월 30일 베바스토의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7명으로 늘었고, 다음날인 31일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베바스토 직원의 아이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시 소장은 “잠복기 환자가 신종 코로나 전염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현재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새로운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 CNN 방송은 “중국이 마 샤오웨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기자회견 등에서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미국은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부족하다며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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