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22. 두 살 추정 암컷 혼종견 미란

지난해 3월 국내 다섯 군데의 동물보호단체가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모였습니다. 개들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이면서 키운 다음 식용을 위해 개들을 도살해 온 개농장에서 65마리의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들은 다행히도 모두 무사히 구조됐고, 이 가운데 나이가 어린 강아지들은 새 가족을 찾았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 50여 마리의 개들은 아직 새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10㎏이 넘는 중형견인데다 품종견이 아니라는 이유가 클 텐데요. 이번에 소개하는 미란(2세 추정ㆍ암컷)도 새 가족을 기다리는 개들 중 한 마리입니다.

미란이는 구조 당시부터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뜬장에서만 살아온 개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에게 친근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다가와 먼저 냄새를 맡을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는 데다 성격도 순해 활동가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미란’이라는 이름도 굳세고 열정적인 장미란 역도 선수와 배우 라미란씨를 떠올리며 활동가가 지었다고 합니다. 최혜정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입양팀 활동가는 “미란이는 개 친구들의 죽음을 보고 자랐고, 뜬 장에 살며 매일 도살의 위기와 직면해야 했지만 너무도 명랑한 성격이었고 친화력도 뛰어나다”고 말합니다.

경기 고양시 보호소에서 지내던 미란이는 지난 여름 구조된 후 또 다른 기회를 얻었습니다. 바로 반려견 훈련소에서 사회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건데요. 이준한 ‘준독’반려견 트레이너는 미란이의 명랑함에 반해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6개월 간 기다려 등 매너 교육도 받고 트레이너와 함께 새로운 곳도 다니면서 태어나서 난생 처음 산책 교육도 받았는데요. 이제는 사람뿐 아니라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우등생이 됐다고 해요.

미란이는 입양 갈 준비를 마쳤지만 제일 중요한 과정, 평생 함께 할 가족을 찾는 일이 남았습니다. 아직은 많은 이들이 반려견으로 덩치가 작고 품종이 있는 개를 선호하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중형견도 믹스견도 얼마든지 사랑스러운 반려견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수 많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격, 매너 모두 준비된 반려견 미란이가 개농장, 보호소가 아닌 이제 한 가정의 가족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미란이 영상보기: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카라 https://www.ekara.org/parttake/center/read/1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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