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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민주당이 저에게만 가혹”… 이해찬 대표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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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민주당이 저에게만 가혹”… 이해찬 대표에 편지

입력
2020.02.01 13:45
수정
2020.02.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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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가산점 포기…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 ” 

 부동산 투기 의혹 충분히 소명했다며 당에 서운함 드러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12월 19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총선 출마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12월 19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총선 출마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흑석동 재개발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예비후보 적격 심사에서 거듭 판정이 보류되고 있는 데 대한 심경을 밝히면서 “당이 유독 제게 가혹하다”고도 했다.

이날 ‘이해찬 대표님께’로 시작하는 글을 쓴 김 전대변인은 자신을 ‘전북 군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준비 중’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법적으로 저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12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 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여의치 않은 선거운동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경쟁자는 파란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큰 사거리에서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해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명함을 몇 장 돌리다가 선관위로부터 경고만 받았다”고 했다. 또 “사무실은 마련했는데 현수막을 내걸 수 없어 ‘조방 낙지'’는 이전의 음식점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다. 곧 입을 줄 알고 맞춰놓은 파란 점퍼가 박스 안에 처박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부동산 문제 탓임을 인정하며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 없다”고 했지만, “나름대로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당의 불출마 권유가 가혹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전 대변인은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7,000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 각종 증빙 자료는 검증위에 다 제출했고 검증위도 모두 인정했다. 1만원이라도 더 내면 더 냈지 덜 내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김 전 대변인에 따르면 검증위 현장조사팀은 여의도 당사 등에서 김 전대변인부부와 두 차례 만나 조사를 하면서 대출에 특혜나 부정이 있었는지, 투기 성격으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해 꼼꼼하게 따졌다. 그 결과 “지난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경협 (검증위) 위원장이 ‘문제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일단 예비후보로 뛸 수 있게만 해준다면, 향후 당이 경선 과정에서 본인을 배제하더라도 “한 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다.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겠다”고 다짐했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자신을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건 “법적인 단계를 넘어서 정무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게 김 전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경선에 참여하게 된다면 10~20%인 신인 가산점도 포기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저는 이미 대단히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다. 권리당원 한 장 모으지 못했고, 조직도 변변치 않다. 이런 상황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충분히 벌칙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라며 당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4년 전 이해찬 대표가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을 당시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에 따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인용하며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에게도 이런 원칙과 시스템을 적용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지난해 4월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청와대 대변인직을 사퇴한 김 전 대변인은 이후 21대 총선에서 군산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당 검증위 예비후보 적격 심사에서 3차례 연속 ‘계속 심사’ 결정을 받았다. 민주당 검증위는 3일 마지막 회의를 갖고 김 전 대변인 예비후보에 대한 적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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