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낮추며 불교계 달래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불교계를 찾아 설 연휴 직전 벌어진 ‘육포 선물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대표 취임 이후 악화되고 있는 불교계와의 관계 회복을 미룰 경우 4월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불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황 대표는 경기 하남에 있는 법당인 상월선원을 방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 등이 동안거(冬安居ㆍ겨울철 3개월간 외출을 금하고 한 데 모여 수행하는 일)에 들어가 있는 곳이다.
황 대표는 법당에 도착하자마자 총도감 혜일 스님에게 합장 인사를 했고, 법당 앞에서도 두 손을 모으고 인사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는 지난해 5월 경북 영천의 한 절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합장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지만, 이날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자세를 낮춘 것이다.
황 대표는 육포 선물 논란을 거듭 사과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조계종 등에 육포를 선물로 보냈다가 뒤늦게 회수한 사실이 알려져 곤혹을 치렀다.
황 대표는 불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쳤다. 그는 “자승 스님이 동안거에 들어가 계시는데 그 전부터 고생이 많으셨다”면서 “자승 스님의 뜻을 우리 당의 정책에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교훈의 말씀을 듣기 위해 왔다”고 했다. 소원등에는 “국민화합, 세계평화, 큰 스님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주호영, 정갑윤, 김순례, 이은재 의원 등 불자 국회의원 모임인 ‘정각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황 대표와 동행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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