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2,69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9.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49조8,765억원이며, 순이익은 658억원으로 96.1%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24억원으로 영업손실 2,855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4분기 매출액은 11조7,885억원이었으며, 석유개발사업 광구 손상에 따른 영업 외 손실 등으로 4,2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은 신규 수주에 따른 공장 증설, 연구개발 확대 등으로 3,0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에 3,175억원의 영업손실액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SK이노베이션은 수주 물량 증가에 맞춰 지난해 말 중국과 헝가리에 공장을 완공했고, 미국과 헝가리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19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 상반기에 헝가리ㆍ중국 공장이 상업가동 되면 서산 공장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개 공장을 가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사업인 석유ㆍ화학 사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석유 사업은 2018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악화의 영향으로 연간 매출액 35조8,167억원, 영업이익 4,504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정제마진 약세 속에서도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55억원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세계 경기가 회복으로 접어들고, 선박 연료유에 대한 황함량 규제인 ‘IMO 2020’ 효과가 본격화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화학사업은 제품 스프레드(마진) 하락과 공급 증가의 영향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863억원 감소했으며, 마진 약세 시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올해도 실적 향상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재사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에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 시설인 증평 공장의 2개 신규라인이 양산에 들어가 연간 생산능력이 3.6억㎡에서 5.3억㎡로 늘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중국에서 3.4억㎡ 규모의 신규 생산설비가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 이노베이션은 이에 따라 올해 2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소재 사업 분야의 매출과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K 이노베이션은 경영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당 1,400원의 기말 배당을 결정해 연간 총 3,000원의 배당을 한다고 밝혔다. 또 5월초까지 약 5,785억원을 들여 발행주식수의 5%에 해당하는 462만8,000주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사업ㆍ재무구조 등 체질이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강해진 체질을 바탕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새로운 성장의 마중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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