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본부 “개인정보 못 넘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가 지난 설 연휴기간 중국을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들어온 입국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질병관리본부 등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도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인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중국에서 들어온 내ㆍ외국인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었지만 입국자 명단을 확보하지 못해 전수조사를 벌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6조의 2에따라 전수조사 명단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질병관리본부장만이 공개ㆍ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질병관리본부에 명단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명단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질병관리본부와 한국공항공사는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ITS)과 의약품안심서비스(DUR)가 연동돼 있어 해외여행자가 병원을 찾게 되면 관련 정보가 확인 가능하다며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입국자 중 의심증상 발생자가 병원을 찾지 않거나 별도로 약국을 찾아 해열제 등을 복용하면서 버티게 되면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현재 도는 직원을 무안공항에 파견해 입국자들의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연휴 기간에는 하지 못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 연휴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들에 대한 전수조사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개인정보도 중요하지만 전남의 도민의 생명도 중요해 요구했다”며 “설연휴 이후 입국자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인적 사항을 파악해 추적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설 연휴를 전후해 중국에서 무안공항으로 입국한 대상자는 지난 25일 상하이 출발이 105명(중국인 7명), 26일 산야가 112명, 장자제가 155명으로 모두 372명이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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