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아래 일사분란 ‘검사동일체’도 강조
/그림 1[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간간부 인사에 따라 지방검찰청으로 이동하는 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을 강조했다. 검사동일체 원칙이란 검찰수장의 지휘 아래 모든 검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는 취지여서, 묘한 해석의 여운을 남겼다.
윤 총장은 31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 전출식에서 “어느 위치에 가나 어느 임지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여러분들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권력 수사 기소 방침을 둘러싸고 검찰총장과 각을 세운 터라, 윤 총장의 검사동일체 원칙 강조는 검찰의 중심축을 다시 한번 재확인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윤 총장은 이어 “저도 많은 인사이동을 거쳐 지방으로 또 서울로 다녔다”고 했다. 2013년 국가정보원 정치ㆍ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정부에 찍혀 좌천 당한 자신의 경험을 거론한 것이다. 윤 총장은 이어 “모든 검사에게 새 임지 부임은 도전이다. 이런 도전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검사는 역량과 안목을 키우고, 국민에게 더욱 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조직 내에서의 리더십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에 따른 법 집행도 재차 강조했다. 윤 총장은 “어떤 상황에서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거기에 대한 ‘저항’도 있기 마련이므로 그걸 뚫고 나가는 데 큰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것을 잘 헤쳐 나가면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저희들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최근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비롯해 ‘조국 일가’ 관련 수사 등을 둘러싼 정권과 법무부와의 마찰을 에둘러 거론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 4월 총선거 국면의 엄정 대응과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에 대한 검찰의 차질 없는 대책 마련도 당부했다.
이와 별도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방 발령이 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팀을 만나 ”주요 사건을 처리하느라 고생 많았다"면서 "많은 소통을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간부 전출식 행사에 참석해 고생했다는 취지로 3~4분 가량 발언했다고 한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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