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의 극장 관람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1일 질병관리본부(질본)와 멀티플렉스 체인 CGV에 따르면 5번째 확진자 이모(32)씨가 설날인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점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봤다. 이씨는 업무차 중국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했다. 귀국 후 천식과 기침이 있어 질본 감시를 받다가 30일 우한 폐렴 양성 판정을 받아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남산의 부장들’은 30일까지 374만명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설날에만 전국에서 69만명이 봤다. CGV 관계자는 “이씨와 함께 영화를 본 관객 수는 질본이 곧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GV는 성신여대입구점에 대해 이번 일요일(다음 달 2일)까지 임시 휴업 조치를 내렸다. CGV 관계자는 “확진자 방문을 확인한 후 30일 극장 건물 전체에 대해 자체적으로 방역 조치를 1차례 시행했고, 지역 보건소가 별도 방역을 1차례 시행했다”며 “주말까지 자체 추가 방역을 1차례 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성신여대입구점 영업 재개는 질본 방역 지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자체 방역을 전국 모든 CGV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확진자의 극장 방문이 확인되면서 극장이 감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CGV를 비롯한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체인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손세정제와 체온계 비치, 직원 마스크 착용 등 기존 대책 이외 추가 조치는 아직 없다”면서도 “CGV 성신여대입구점 휴업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도 “현재 추가 조치는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극장가 관계자는 “관객들이 감염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확진자의 극장 방문 사실이 확인됐으니 주말 관객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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