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이종격투기(UFC) 선수가 방독면을 쓰고 중국 선수와 맞서는 비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국 전역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하지만 이에 맞선 중국 선수는 “비극을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엄중히 충고하며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줘 네티즌의 찬사를 받았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와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폴란드의 UFC 선수 요안나 옌드레이칙은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3월에 자신과 맞붙을 중국의 챔피언 장웨이리(張偉麗)를 상대로 얼굴에 방독면을 쓴 사진이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중국 선수들과 접촉할 경우 가면을 쓰는 것이 상책”이라는 비하성 발언도 잇따랐다.
중국 네티즌은 들끓었다. 이에 당사자인 장웨이리가 직접 나섰다. 그는 SNS에 “비극으로 장난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성을 보여준다”면서 “누군가의 아빠, 엄마, 자식인 사람들이 죽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당신(옌드레이칙)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 나에게 말하라”면서 “하지만 이곳(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갖고 농담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아울러 “당신과 곧 만나게 될 테니 그 때까지 건강하라”면서 챔피언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세계 네티즌은 장웨이리의 의연한 대처에 환호했다. “중국인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반응도 쇄도했다. 이에 옌드레이칙은 “인터넷에 떠도는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냥 올린 것”이라며 동영상을 올려 즉각 사과하고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두 선수는 3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맞붙는다. 지난해 9월 42초 만에 브라질 선수를 쓰러뜨리고 중국 최초로 UFC 챔피언에 오른 장웨이리의 첫 타이틀 방어전이다. UFC 데뷔 이후 장웨이리는 4승 무패, 옌드레이칙은 9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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