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 배에서 확진자 나오면 안돼”…중국인 사라진 인천·평택항만
알림

“우리 배에서 확진자 나오면 안돼”…중국인 사라진 인천·평택항만

입력
2020.01.30 18:27
수정
2020.01.30 19:51
0 0

1주일에 3억 피해 감수하고 중국 노선 운항 중단

30일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여객 접수 창구가 전부 닫혀 있다. 사진=김현종 기자
30일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여객 접수 창구가 전부 닫혀 있다. 사진=김현종 기자

30일 오후 인천국제여객터미널. 평소라면 중국에서 온 여행객과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으로 북적거릴 시간이지만 이날은 썰렁했다. 터미널엔 전등만 켜져 있을 뿐 약국, 편의점, 심지어 고객라운지까지 전부 문을 닫았다. 터미널에서 근무하는 직원 몇몇만 눈에 띌 뿐이었다. 중국인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확산하면서 인터넷 등엔 중국인이 여객선을 타고 대거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취지의 글들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는 사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30일 여객이 없어 텅 빈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 마스크를 쓴 시설 관리 직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김현종 기자
30일 여객이 없어 텅 빈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 마스크를 쓴 시설 관리 직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김현종 기자

이날 1여객터미널 ‘여객 접수 창구’는 전부 닫혀 있었다. 6개 노선 중 3개 노선만 운영하는데, 전부 화물 전용 노선이라 일반 여객은 이용하기 어렵다. 김영국 인천항만공사 운영본부 여객사업팀 실장은 “우한 폐렴 사태 이후 사실상 여객 운수는 중지 상태”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사태 이후 중국인들이 항만을 통해 대거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소문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서 여객 운송을 금지하면서 중국인 여객이 급감했다”며 “사실상 중국인은 전무하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국내 선사들도 줄줄이 중국을 연결하는 중국 노선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A선사 부장은 지난 29일부터 중국인 여객을 아예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라도 우리 배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오면 그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게 된다”며 “2주 정도 중단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당장 중국 노선을 중단하긴 했지만 근심이 커 보였다. A선사 관계자는 “중국 노선을 1주일 정도 중단하면 3억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며 “2주 이상 길어지면 손해가 너무 커져 회사도 더는 버티기 어려울 거 같다”고 토로했다. B선사 관계자도 “지금 상황이 너무 어렵다”며 “이런 식으로 항구가 닫히면 손해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선사들이 대승적으로 결정해 여객을 아예 안 받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중 정서가 심하긴 하지만 정부가 빨리 나서서 이 상황을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항만엔 화물 여객선만 드나든다. 배가 들어올 때마다 인천검역소에서 나와 검역절차를 밟는다. A선사 부장은 “혹시 몰라 화물선에 의사도 상주시키고 따로 격리실까지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한 폐렴 사태 이후 평택항을 통한 중국인 입국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대폭 줄었다는 게 선사들의 설명이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지난 28일 중국을 오간 여객선의 경우 중국인 89명이 들어오고 98명이 나갔는데 평소 900여명이 여객선을 통해 드나드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 정부에서 단체 관광객의 출국을 막아서면서 단체 관광객 예약 취소가 많아져 오히려 평택항의 중국인 입국자수는 감소하고 있다”며 “2월 중순까지 평택항의 중국 노선 여객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