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신종 코로나 확산세… 中 확진자 7711명ㆍ사망 170명
북중 접경 옌볜조선족자치주서도 2명 감염 ‘첫 확진’
수단ㆍ케냐 등서도 의심환자… 병원 인프라 열악 지역 우려
중국 31개 성(省) 가운데 유일하게 확진자가 없었던 시짱(西藏·티베트)에서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환자가 발생했다. 세계적인 확산 추세도 이어져 상대적으로 감염증 대응에 취약한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0일 “0시 기준 전국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7,711명, 사망자는 17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날에 비해 확진자는 1,737명, 사망자는 38명 늘어난 결과로, 증가폭이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추가 사망자 중 1명은 쓰촨성에서 나왔고 나머지 37명은 모두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의 진원지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서 발생했다.
특히 그간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티베트에서도 신종 코로나 감염환자가 보고됐다. 옌볜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성의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도 처음으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북한으로의 전파 우려 역시 커졌다. 본토 밖 중화권에선 홍콩 10명, 마카오 7명, 대만 8명의 감염자가 추가됐고, 핀란드를 찾은 우한 출신 중국인 여행자가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아 유럽 내 발병국도 3곳으로 늘었다.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초긴장 상태다.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여해 중국과 교류가 밀접해졌지만 보건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1만명 이상이 숨진 2014년 에볼라 사태 때처럼 한 번 방역체계가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 AFP통신은 “아프리카 최대 경제권 나이지리아부터 소국인 적도 기니까지 중국 여행 자제와 검역 강화 등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날 수단과 케냐, 코트디부아르, 에티오피아 등에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 보고가 잇따랐다.
남부 아시아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욱이 이날은 최근 우한을 방문한 대학생이 인도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낙후 지역이 많은 인도는 20개 공항에 방역 부스를 세우는 등 확산 방지에 기를 쓰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선 소득 수준에 따라 검ㆍ방역 상태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베트남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ㆍ태국 등은 적극 대응에 나선 반면 캄보디아ㆍ라오스ㆍ미얀마에선 공항 검역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무서운 확산세에 대다수 나라들이 중국에 빗장을 내걸었지만 동시에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을 돕기 위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고 전문가들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고, 중국 최고 갑부인 마윈(馬雲) 알리바바 공동창업자는 감염증 퇴치를 위해 1,450만달러(약 171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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