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는 ‘꿈의 컴퓨터’ 양자(퀀텀) 컴퓨터 분야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참전 의사를 밝혔다. MS의 무기는 ‘누구나 당장 활용해볼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다.
한국MS는 30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자사 양자컴퓨팅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MS 최고기술임원(NTO) 신용녀 박사는 “MS가 양자컴퓨터 연구를 시작한 건 2004년부터로, 이미 전세계 8곳의 연구소 및 50개 넘는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MS가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건 기아, 환경파괴, 난치병 등 아직도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는 0과 1 중 하나의 값만 취하는 이진법과 달리 동시에 두 가지 값을 지닐 수 있는 ‘양자’를 기반으로 연산하는 컴퓨터를 말한다. 성능과 속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게 일반적인 양자컴퓨터에 대한 평가. 실제 에릭 라디진스키 D-Wave시스템 공동창업자는 “도서관에 꽂혀있는 5,000만권의 책 중에서 특정 단어를 5분 만에 찾아내고 싶을 때, 기존 컴퓨터는 한 사람이 책을 한 권씩 확인해야 했다면 양자컴퓨터는 5,000만명의 사람이 동시에 책을 찾아보는 것 같은 성능과 속도를 자랑한다”고 하기도 했다. 신 박사 역시 “현존하는 컴퓨터가 푸는 데 10억년 걸리는 암호를 단 100초만에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수준의 양자컴퓨터로는 1분에서 10분 정도의 연산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S는 완벽한 양자컴퓨터를 만들 내놓기 보다는 머신러닝 등 다른 기술과 섞되 당장 개발자들이 양자컴퓨팅을 제한적으로나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 박사는 “이미 개발자들의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 양자 솔루션을 만들어볼 수 있는 도구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20만회 이상 다운로드돼 활용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양자컴퓨팅 환경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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